전체기사 - 2017년 성서와 문화

70호 드리는 말씀

성서와문화 2018.02.13 11:14 조회 수 : 1

드리는 말씀

 

 

 

낡은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무튼지 찾아올 새해를 기다리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우리를 사로잡는 불안과 갈등이 종당에는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며 그 위기에서 구원할 때를 고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구약성서의 전도서는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마다 때가 있다.”(3:1)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나 역사에는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아무리 정권과 제도가 바뀌고 경제생활과 교육수준이 치솟아도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파탄으로 이어질 뿐 서구사회처럼 갈등과 대립이 통합에 이르는 때나 동양 사상처럼 음양이 합일되는 때가 없습니다. 이 DNA가 생리적인 것인지, 사회적인 것인지, 둘 다인지 알 수 없으나 이것은 공리(公利)의 미덕을 배우지도, 깨닫지도 못한 비문화적 소치(所致)임에 틀림없습니다.

 

새해에도 예전처럼 우리 주변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주의적 시간관에 운명을 맡기고 기다리는 한 그 때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내부의 고질적이고 암적인 DNA를 제거하는 뼈 깎는 결단과 결행으로 역사적 탁류의 늪에서 뛰쳐나와 강자들의 노예화와 치욕을 퇴치할 때만 자주적 백성으로 존속할 때(kairos)는 올 것입니다.

 

새해 며칠 전 성탄절의 출현은 우리에게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수의 탄생은 자기희생을 통해 로마권력으로부터 이스라엘(인류)의 회복과 평화를 알리는 표징(標徵)이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추종자들이 진정 그의 겸비, 자기부정, 자기희생의 화신(化身)이 된다면, 그래서 낡은 존재가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한다면 작은 변화는 누룩이 되어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이 땅에 참신한 때를 불러올 것입니다. 새해는 우리에게 대전환을 촉구하는 도전임을 마음에 각인시키고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때가 되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짐해보고 싶습니다.

 

새해 축시와 성탄에 관한 옥고를 비롯하여 귀한 글들을 보내주신 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뇌의 여정에서 우러나온 필적(筆跡)들이 탁류 같은 세상에서 시들어가는 영혼들을 되살리는 한 잔의 생명수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성탄절과 새해에 독자 및 후원자 여러분께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 발행인 겸 편집인 이계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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