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16년 성서와 문화

그리스도인과 사회: 그리스도인의 사회참여/운동

 

전중현 (미감리교 원로목사, 사회윤리학)

 

세상의 관심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사람을 이해하는 길은 삶의 곤경에서 시작하여, 그가 발 딛고 사는 세상에서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로 이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은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돌보는 길이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예배소서 2:10)이다. 제자는 사람을 귀하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으로 베풀고, 희생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웃을 드높이는 사람다운 삶을 사는 이들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주님의 목회의 중심이었으며, 십자가 고난의 길로서 사람들을 구속에서 풀어주는 속량의 길이었다. 성서의 가르침은 유토피아적 공상에 머물지 않고, 생활 속의 믿음을 통해 행동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문화는 인간의 이상을 해석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을 다져나가는 생활양식을 말하는 한편 사회는 서로 협력하여 공동생활을 하는 집단을 뜻한다. 교회는 속된 세상(사회)에서 벗어나려는 열망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차 믿음과 세상을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인류의 생활향상을 위한 전환점들을 마련해 왔다. 예컨대 18세기 합리주의 계몽운동에서 존 로크(John Locke)는 신이 준 왕권에 반대하며 자연권에 의거한, 국민들의 동의에 의해 구성되는 정부를 주장했다.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은 하나님이 허락해 주신 세상의 중요성을 깨달아 행복의 추구를 강조했다. 맥스 베버(Max Weber)는 근면과 절제로 이루어진 물질의 풍요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기는 세상 속의 금욕주의(inner worldly asceticism)로 세속 속에서의 거룩함을 추구하였다. 베버의 공헌은 믿음이 삶의 태도에 기여함으로써 개신교의 윤리가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고 보았다는 데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사회참여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마땅한 권리와 의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스도인의 사회참여는 인간이 온갖 위협에서 벗어나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일이다. 구원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양면성을 지니기에 구원의 대상인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종교를 포함하는 모든 활동에 있어 정의가 구현되어야 한다. 인간의 특성은 현실 속에 살면서도 이를 초월하여 현실 이상의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노력에 의해 생활의 여건들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완해야 할 요소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현시대의 사회운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존제도를 변혁하려는 집단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회운동은 항의와 압력으로, 비폭력적인 시위, 성명, 집회, 파업, 로비활동, 전문인고용 등으로 조직적인 모습으로 발전되었고, 이제는 미디어 기술의 혜택으로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새로운 사회운동의 방향은 계급투쟁을 넘어 민주화, 평신도화, 여권신장, 인종평등, 성 평등, 자연환경보호 등의 운동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부강한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인 기관의 부당이득과 비민주적인 횡포를 저지하는 실천적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지점들에서 이론과 실천이 일치해야 하며, 이론은 실천을 낳고, 실천을 통해 이론이 검증되고 수정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운동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건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전략(strategy)이다. 전략은 사회운동의 효과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일반적인 조정을 말한다. 27년간 옥고를 치르고 흑?백의 통합을 이룩한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참신한 전략으로 거대한 과제를 완성할 수 있었다. 둘째, 작전(tactic)이다. 작전은 희랍어로 준비의 과학이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선택한 전략에 한정된 투쟁계획을 일컫는다. 작전에 있어서는 언제나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최근의 항의시위에서 재산 피해와 폭력 대신 평화롭고 절도 있는 사위 작전을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육체의 기능에 공기가 필요한 것처럼 사회참여는 인간사회의 공기와 같은 것이다.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은 민권운동 시기에 투쟁으로 고생하지 말고 이다음에 천당에 가서 복을 누리라는 백인들의 감언이설을 물리쳤다.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은 다시 젊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사회정의에 관심을 지니겠다고 토로했다. 믿음은 소유나 전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참여함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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