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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와 청년문화 - 전병식

성서와문화 2016.08.27 20:49 조회 수 : 3098

한국교회와 청년문화

 

전병식 (배화여자대학교 교목실장, 신학)

 

대부분의 한국교회에서 문화는 예배로 집결되거나 귀결된다. 청년예배, 청년교회는 더욱 그러하다. 사실 예배는 문화이자 예술이다.’ 예배의 언어는 모든 문학적 양식으로 표현되고, 찬양과 찬송은 당연히 음악예술이며, 예배실 안의 장식과 도구들은 설치예술과 음향 및 영상예술로 이루어진다. 예배 중에 이루어지는 모든 예식행위는 교회 전통으로서의 과거의 문화적 양식과 더불어 동시대의 사회 문화적 양식으로 이뤄지는 하나의 문화적 의례이다. 이것은 기독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예전과 의식(儀式)에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긴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청년예배는 교회의 전통적 의식(儀式)이 갖고 있는 과거의 문화 요소보다는 현대의 문화적 요소를 더 많이 사용하고 그것에 의존한다. 청년예배 공간이 따로 주어지고 경제적 지원이 가능한 교회라면, 그 교회의 청년예배는 대부분 찬양예배열린예배또는 현대예배문화예배라는 이름 아래 이 시대의 디지털 문화라는 기술적 장치에 힘입어 리더의 요구에 따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소리치며 응답하는 공연 문화로 이루어진다.

 

물론 이러한 청년문화예배에서 청년들도 은혜를 받고, 예수님의 제자로서 사랑과 복음 전도의 사명을 일반 예배에서보다 오히려 더 크고 깊게 받아들이고 넓게 실천하고자 하는 결단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예배 속에 현재 한국 일반의 세속 청년 문화가 가지고 있는 감정적 요소가 예배를 이끌어 가는 강력한 숨어 있는 과정(Hidden Curriculum)’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재미’, ‘(Fun)’이다. 그것도 끊어짐 없이 자극을 주는 재미로서 속도’, ‘스피드(Speed)’가 있어야 한다. 스피딩 펀(Speeding Fun)!

 

한국의 청년들, 대화가 단 일초라도 재미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야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사연이 길어 오래 들어야 하는 이야기는 우선 거부되거나 배제된다. 그래서 청년 개그는 유행이 되려면 거의 외마디나 단문(短文)이 되어야 한다. 길고 느리면 일단 아재 개그가 되고 만다! 또래가 모여 놀이를 하고 어떤 문화 - 청년을 위한 문화라고 해봐야, 영화, , 음악 공연 등이 거의 전부이지만 ? 체험을 하든지 그 속에 재미, 그것도 속도감이 있는 재미가 아니면, 그 문화 행위는 일단 흥행에 실패한 것이어서 청년문화로서는 실격이나 제척(除斥) 사유가 된다.

 

청년담당 전문사역자라 이름 붙여진 한 젊은 목사님이 설교하는 사십분 내내 속도감이 있는 재미를 주려고 유행하고 있는 모든 개그언어와 제스처를 사용하면서 핫(hot)한 연예계 이야기를 전해주는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옷도 상당히 젊은 감각으로 스타일리시(stylish)하게 입었다. 예배 후에 목사님이 전하고자 했던 설교의 주제를 애써 찾아내기는 했지만, 그 말투와 제스처가 더 인상적이어서 자꾸 설교의 본래 의도가 묻히는 경험을 했다.

 

교회가 세상을 저 높은 곳으로 향하는 문화로 인도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교회도 그리고 교인의 삶, 청년의 삶은 더더욱 이 세상의 문화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한국 청년예배의 현대 열린 문화 찬양 예배가 그야말로 현대의 문화에 대해 열린 상태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시대의 문화가 한국교회에 질문하며 바라고 있는 것들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재미와 속도라는 자극을 빼고서도 청년들에게 거부당하지 않을 수 있는 문화를 한국교회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청년예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회가 예배와 설교를 통해서 세상의 낮은 곳과 만날 수 있는 문화가 스타일, 속도, 재미라는 진행의 방식(方式)’이나 표현의 방법이 아니라, 역사, 인간, 변화, 관계, 미래 등과 같은 젊은이가 세상에서 만나는 삶의 내용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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