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13년 성서와 문화

우주와 그리스도인

성서와 문화 2013.12.18 21:05 조회 수 : 2332

[유 동 식 ·신학]


1. 토성에서 본 지구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을 탐사하기 위해 1997년에 로봇 우주선 ‘카시니’호를 쏘아올렸다. 그것이 6년 8개월 동안 날아가서 토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 띠와 함께 우리 지구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신문에 보도된 사진에 의하면, 지구는 바늘 구멍만한 하나의 흰 점으로 나타나 있었다.
지구에서 토성까지의 거리는 약 15억km이다. 이것은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10배에 해당한다. 광속으로 따진다면, 태양까지 8분 20초이니까, 토성까지는 약 한 시간 반이 걸리는 셈이다.
우주에서 본다면 태양도 하나의 별이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다른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려면 빛의 속도로 4년 4개월이 걸린다. 이렇듯 평균 4.5광년의 거리로 흩어져 있는 별들이 우리 은하계 안에 약 1,000억 개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은하계 우주가 또한 대 우주 안에는 약 1,000억 개가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대 우주 안에서 본다면, 태양이라는 별은 망망한 바닷가 모래사장에 있는 한 알의 모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래알을 돌고 있는 하나의 먼지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다.
이러한 대우주를 창조하신 분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 곧 ‘로고스’를 통해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셨고, 또한 인간을 창조하셨다. 크기로 말하면 인간이란 우주의 한 먼지만도 못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고, 드디어는 ‘로고스’로 하여금 인간이 되어 지구로 오게 하심으로써 지구와 인간을 우주의 중심이 되게 하신 것이다.

 

2. 달팽이의 뿔싸움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달팽이의 움직임은 시속 1m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그 달팽이의 머리에 달린 두 뿔은 그 위에서 항상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과 싸움을 일삼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한국 정치계를 보면서 달팽이의 뿔싸움 생각이 난다. 그 좁은 소견들을 가지고 어찌 나라 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蝸牛角上 爭何事一 白居易)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막대한 세비를 받고 있는 우리 국회의원들은 세월 가는지도 모르고 달팽이의 뿔싸움만하고 있다. 국가의 안전 발전과 국민의 생계를 위해 논의해야 할 의무는 제쳐두고, 당리당략을 위해 길거리에 나와 투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의 교회는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고,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하신 그의 뜻을 따라, 자유와 평화와 사랑이 깃든 아름다운 세상 창조를 위해 매진하는 신앙 공동체이다.
지난달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제 10차 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창립된 WCC의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인도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한국이 기독교를 수용한 역사는 짧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부산총회에는 140개국에 있는 349개 교단의 대표들 2,800명과 한국 교회원 4,700명이 모인 일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기도문이었다. 열흘에 걸쳐 공동예배와 성경공부,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각 문제들을 주제별로 토론하는 등 활기찬 회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우리의 고질인 반대집회를 여는 집단이 있었다. 이른바 “WCC 반대 한국교회 부산성회”가 그것이었다. 일부 자칭 보수신앙집단들이 모여 데모집회를 감행한 것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이기적인 자기주장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그들은 많은 비용을 드려 일간신문에 자화자찬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주제인 즉 “위대한 한국인, 위대한 한국교회”이며, “WCC 반대 한국교회 부산총회를 마치면서”라는 부제가 달려있었다.
그들은 “WCC 개막식에 대통령께서 참석하지 않은 것을 감사드리며,” “이 반대운동을 직접 지휘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라는 말로써 광고를 끝맺고 있다. 과연 그들이 이해하고 믿고 있는 하나님과 그리스도란 어떠한 분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3. 하나님의 자녀 된 특권


우주만물과 함께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그가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매우 아름답다고 하셨다.(창 1:31). 여기에 우주와 인간의 존재이유가 있다. 곧 하나님이 뜻하신 아름다움을 들어내는 데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다시 그의 아들 그리스도를 보내주시고, 그를 믿고 받아들이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 1:12)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향해 감히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존재가 된 것이다.(갈 4:6)
우주의 한낱 먼지에 불과한 지구상의 인간이 어떻게 대 우주의 창조주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오로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룩하신 하나님의 창조적 사랑으로써 이루어진 기적이다.
십자가란 예수께서 인간의 죄와 죽음을 대신 감당하심으로써 이를 없이 하신 사건이요, 그의 부활은 그를 모신 우리를 영생자로 부활케 하신 사건이다.
그리스도는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일어날 새로운 존재에 대해 그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너희는 내 안에 있고,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요 14:20)

이것이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이다. 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제 하나님과 함께 대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게 된 것이며, 아버지 하나님과 함께 그의 뜻인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해 가는 예술가가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대로 창조된 인간”의 본래적인 모습이다.
아름다움이란 영적인 자유와 정의로운 빛의 평화, 그리고 인격적인 사랑의 기쁨으로 구성된 하나님의 뜻의 표출이다. 세계교회협의회가 한국에서 모여 올린 기도는 바로 이 아름다움의 실현을 간구하는데 있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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