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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절, 정치의 계절

성서와 문화 2012.12.19 12:53 조회 수 : 902

 [박 영 배 ·본지 편집인]

 

 

어느덧 사랑의 계절인 강림절과 더불어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낸 한 편지 속에서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것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인데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로 세상에서 소중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은 우리가 깊은 좌절과 시련 속에서도 빛을 보게 하며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게 한다. 우리를 강하고 담대하게 하는 것도 사랑이며, 양털보다 유순하게 하는 것도 사랑이다. 과부의 엽전 한 푼을 보다 많은 것으로 변화시킨 것도 사랑이며, 소박한 어부의 말을 힘있게 한 것도 사랑이다.
세상에는 온갖 것을 갖고도 사랑이 없기에 상막한 광야를 헤매는 것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사랑을 가졌기에 모든 것을 가진 사람처럼 사는 사람도 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의 마음을 강렬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랑이었다.
온누리에 사랑의 기적으로 가득한 이 계절에 주께서 세상에 육화肉化해 오시듯 우리의 사랑도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 육화해 가는 그러한 계절로 이 강림절과 크리스마스를 맞았으면 한다.

금년 12월은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선출하는 정치의 계절이다.
이 나라의 정치는 많은 경우에 우리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해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혐오감과 정치기피증에 사로잡혀 있는 것도 또한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정치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준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로부터 도피하거나 무관심 할 수가 없다. 다만 우리는 정치가 곧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어 주리라는 환상을 버려야한다. 우리가 바랄 것은 조금 덜 나쁜 정부만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이 세상에 선하고 좋은 정부가 어디에 있는가 하고 반문한다.
현실적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행사하는 것은 다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란 꼭 선한 사람만이 아니다. 실재로 인간은 뿌리 깊은 죄성과 자기중심적 탐욕 때문에 비록 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권력을 갖게 되면 악의 경향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권력의 속성이며 생리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이 기독교적 사회윤리와 현실주의의 관점에서 보는 정치와 인간의 관계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현실정치에서 맞닿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 아니라 조금 덜 나뿐 것과 아주 나쁜 것 속에서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혹 양자가 다 나쁜 것이기에 선택의 권리를 포기 한다면 결과적으로 보다 나쁜 쪽을 돕는 격이 된다. 따라서 우리들의 현실적인 선택은 언제나 아주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사이에서, 조금 이라도 덜 나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 되어야 한다.
저명한 원로 정치학자인 한배호 교수는 그가 쓴 “좋은 정부란 이 세상에 없다. 좀 덜 나쁜 정부만 있을 뿐이다.”라는 글에서 후보 선택의 잣대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정부를 구성할 때 덜 나쁜 정부를 구성할 자질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덜 나쁜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의 조건은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일정한 수준의 자질과 운영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정치인의 덕목으로 정렬, 책임감, 균형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치적 견해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이 정치의 계절에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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