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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편지

성서와 문화 2012.09.18 14:12 조회 수 : 939

[이 문 균 ·신학]

 

 

얼마 전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편지 The Epistle to Diognetus라는 작은 글을 읽었습니다. 2세기 후반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 글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친구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새로 등장한 그리스도교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리스도교라는 종교가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자기들과 다른 모습으로 사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한 의문에 대하여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일반 사람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이야기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부드러운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닮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을 닮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 합니다.
저는 그 편지를 읽다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에 대해서 어떤 매력을 느끼고 있을까요? 그들은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도인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싶어 할까요? 뭐라구요? 요즘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구요?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자기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구요? 참 걱정스럽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결국 문제는 교리나 신학이 아니라 삶의 변화입니다. 개신교회는 믿음을 강조할 뿐 하나님을 닮아야 한다는 과제를 잊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리스도교를 신뢰하게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닮으려고 애쓸 때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에 대해서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를 주목할 것입니다. 복음은 신빙성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제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제 그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어줍잖게 간접적으로 편지 내용을 전하기보다 그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더 마음에 와 닿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량이 많기 때문에 여기서는 중요한 몇 대목만 소개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일반 사람들과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리스도인들은 일반 사람들과 사는 고장, 사용하는 언어, 삶의 방식 등으로 구별되는 것은 아니네.... 이들은 고향에서 살면서 타향에 있는 듯 하고, 타향에 있으면서 고향에 있는 듯이 살고 있네. 이들은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육체를 따라 살지는 않는다네. 이들은 이 세상에서 현존하고 있지만, 천국의 시민으로 살고 있네... 이들은 가난하여 모든 것에 결핍을 느끼지만, 충만함 속에 있네. 이들은 천대를 받지만, 그 천대 속에서 영광을 누리네. 이들은 모독을 당하지만, 그것을 통해 자신의 정의를 증명하네. 이들은 비난과 험한 소리를 듣지만, 남을 축복한다네.
그리스도인이 믿는 부드러운 하나님
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과 희생이여! 하느님은 죄 많은 우리를 미워하거나 버려두지 않으셨고, 죄에 따라 우리를 벌하지도 않으셨으며, 오직 인내심으로 견디고 기다리시면서 당신 스스로 우리의 죄를 짊어지셨네. 그렇게 하여 그분은 당신의 아들을 제물로 바쳐 우리를 구해주셨네... 도대체 하느님의 정의 외에 어떤 것이 우리의 죄를 덮을 수 있겠는가? ... 오, 이 얼마나 멋진 교환이며, 이 얼마나 신비한 작업인가! 수많은 사람들의 불의가 한 분의 정의 속으로 묻혀 들고, 계명을 업신여긴 수많은 사람들의 잘못이 정의로운 한 분 안에서 의롭게 된다니 이 얼마나 큰 자비인가!
하나님을 닮아가는 그리스도인
만약 자네가 하느님을 한번 알게 된다면, 얼마나 큰 기쁨을 누리게 되는지 상상도 못할 걸세... 인간이 하느님을 닮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리 크게 놀라지 말게. 인간은 분명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네. 바로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시기 때문일세... 많은 재물을 소유하거나, 권력으로 미약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데에서 인간은 행복할 수 없고,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을 닮은 자가 될 수도 없는 일일세... 이웃의 고통을 짊어지는 사람, 어려운 사람을 도울 만큼 지혜로운 사람,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고자 하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 그래서 하느님께서 그들의 하느님이 되시도록 하는 사람이 하느님을 닮은 사람이 되는 것일세.

편지를 읽으면서 저는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종교개혁과 양심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