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11년 성서와 문화

초막절과 한가위

성서와 문화 2011.09.27 19:55 조회 수 : 3459

유 동 식 ·신학

 

 

1. 초막절

초막절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유대민족에게 정해주신 가장 큰 명절이다.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드린 다음 추분이 지난 첫 보름날로부터 이레 동안 하나님에게 추수감사 예배를 드리며, 축제를 올리라고 하신 것이다.
“첫날 너희들은 좋은 나무에서 딴 열매들을 가져오고, 또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뭇가지, 그리고 갯버들을 꺾어들고, 주 너의 하나님 앞에서 이레 동안 절기를 즐기라”고 하셨다.(레위 23:40)
그런데, 이 축제를 올리는 동안 너희는 초막에서 지내야한다고 하셨다. 일상적인 생활터전인 집을 떠나 초막에 머물면서 축제를 올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초막절이라고 한다.
초막절에는 “생업을 돕는 일은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신다. (레위 23:35)
축제란 일상생활에서 떠나, 하나님 앞에서 즐기는 거룩한 행사이다. 이것은 일상생업에 집착함으로써 상실해 가는 자신의 본향을 되찾고, 인간이 받은 원초적인 생명력을 회복하게 하려는 행사이다.
초막은 나그네들이 머무는 임시 거처이다. 우리들은 하늘에 본적을 가지고 있는 나그네들이다.(빌립 3:20) 그럼으로 축제는 인생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초막절이 갖는 보다 근본적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의 노예로 있다가 해방될 때에 광야에서 40년 동안이나 초막생활을 한 일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그의 자손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신 사실을 알게 하려는 것이었다.(레위 23:43)
초막절은 유대인들의 연례적인 추수감사절이다. 그와 동시에 초막절은 그들의 역사적인 구원의 해방과 민족의 독립을 축하하는 축제였다.

 

2. 한가위

‘가위’란 추석명절을 뜻하는 말이며, ‘한’이란 크다는 뜻이다. 그럼으로 우리가 ‘한가위’라고 부르는 8월 추석은 우리들의 가장 큰 명절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선사시대로부터 “향상 10월이면, 온 백성이 하느님에게 제사를 지내왔으며, 몇일씩 밤낮으로 마시고 먹고 노래와 춤으로써 즐겼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이것이 점차 신라시대에 와서 궁중과 상류층에서는 길쌈 경기를 동반한 ‘가배’행사로 전개되어 갔다. 그러나 서민층에서는 농악과 함께 굿놀이 탈춤을 중심한 민속축제로 전개되어 온 것이다.
굿놀이로서의 탈춤은 민중의 종교적 놀이요, 축제이다. 탈춤마당은 일상적인 기존질서를 벗어난 신들과의 놀이터이다. 따라서 탈춤의 주역은 지도층의 승려나 노장이 아니라, 머슴 말뚝이와 한량이 취발이이다. 취발이는 생명을 상징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들고, 춤을 추며 노장들을 희롱한다. 노장들이란 기성질서와 일상성 속에서 이미 생명력을 잃은 존재들이다.
이와는 달리 원초적인 생명력을 상징하는 젊은 취발이는 디오니소스이다. 붉은 탈을 쓰고, 다리엔 방울을 매달고,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들고 춤추는 취발이는 항상 술에 취해 있다.  그는 노장에게서 소실(小巫)을 빼앗아서 생산행위를 하는 등 생명의 승리를 구가한다.

한편, 이러한 음력 8월 15일의 한가위 전통문화를 가진 우리 민족은 놀랍게도 1945년 양력 8월 15일을 기해 일본 식민지의 노예생활로부터 해방되는 역사적 은사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또한 3년 후에는 다시 8월 15일을 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국의 날을 마지하게 되었다.
한국인은 실로 음력과 양력을 막론하고 “8월 15일 보름달 문화”로 일관해 온 놀라운 역사를 지닌 민족이라 하겠다.
추석과 8·15해방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대의 명절이다.

 

3. 한국교회의 명절

기독교의 3대 명절을 꼽는다면, 성탄절과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이다. 이중에서 세계 모든 교회의 공통된 명절은 그리스도의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그러나 추수감사절은 그들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에 따라 그 표현양식과 시기가 다르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독교가 갖는 공통된 기반과 함께 각 민족문화가 갖는 독자성을 볼 수가 있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8월 1일에 감사예배(Lammas)를 드리고, 독일 복음주의 교회는 성 미가엘날(9월 29일)이 지난 첫 일요일에 감사절 행사를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그 곳으로 건너 간 청교도들이 첫 감사예배를 드렸던 11월 제4목요일을 기해 추수감사절을 지킨다.
그런데 한국 교회들은 우리들의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축복을 무시해 버리고, 미국교회를 따라 11월 넷째주일에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고 있다.
8월 추석은 민족 전체가 이동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민족 최대의 추수감사제요, 축제기간이다. 그런데도 교회만은 이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의 전통을 따라 11월에 감사절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8·15 해방은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최대의 축복이요, 우리 민족의 출애굽 사건이다. 이 8·15 해방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며, 우리는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 백성으로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날을 기해 하나님에게 진정한 감사의 8·15 해방 기념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다.
금년에도 나는 8월 14일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날 우리는 우리의 민족이나 해방이나 국가에 대해 한 마디의 언급도 없는 설교를 들어야만 했다.
추석도 8·15 해방도 이는 모두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요, 그의 경륜 안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들이다.
그럼으로 한국교회는 서구문화 속에서 형성된 교회력에 매어달려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와 연결된 우리의 교회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에 비로소 우리는 영과 진리로써 예배드리는 진정한 한국의 교회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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