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09년 성서와 문화

사랑하는 능력

성서와문화 2009.12.28 16:43 조회 수 : 1837

 
[ 작성자 : 박 영 배 - 본지 편집인 ]


전 지구화, 정보통신 기술, 시장경제, 무한 경쟁사회 그리고 인간 자유의 극대화 등은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특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 사회는 21세기 최첨단문명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적인 경제생활도 사오십년 전에 비하면 무려 200배 이상 향상 되어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만족도나 행복지수는 이에 훨씬 낮은 수준에 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가 더하면 더 할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 집단과 집단 사이에는 이전 보다 더 살벌하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OECD나라 중에 한국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무엇이 어디에서 잘못되어 있을까 ……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자기의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실현하며 살기를 원한다. 과연 인간에게 어떤 가능성과 능력이 있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했다. 그 첫째는 식물과 공유하는 능력으로써 인간도 영양을 섭취하고 성장하며 생식의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능력으로써 감각과 운동의 능력이다. 셋째는 인간 특유의 고유한 것으로써 이성(理性)과 학습(學習)의 능력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인간의 행복이란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충분한 경제력과 가족의 혜택과 이성의 능력을 행사함으로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는 것을 뜻했다. 즉 인간이란 자기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능력 중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보다도 이성의 능력이며 이성의 능력이야말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한다고 했다.
이상과 같은 행복론은 현대사회에도 그대로 수용되는 행복론이기도 하다. 실로 현대 사회야말로 이성의 능력을 중시할 뿐 아니라 그 능력을 극대화함으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며 보다 많은 이윤과 성공을 얻기를 갈망한다. 그만큼 이성의 능력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성능력의 중심사회, 무한 경쟁사회, 고삐 풀린 정보화 사회, 자기 비대화와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세상을 바랄 수 있을까 ……
다시 한번 정신분석학자이며 철학자인 칼 야스퍼스(K. Jaspers)의 ‘자기의 성(城)을 구축하는 사람은 반드시 파멸한다.’는 말과 ‘나는 너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 된다.’는 말을 상기해 본다.

 

일찍이 예수의 가르침은 이 도도히 흐르는 세상의 행복론이나 인간의 능력에 대하여 일대 수정을 가하며 인간의 가능성 중에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능력은 사랑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사람들과 함께 살며, 함께 나누고, 함께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며 사랑하며 사는 능력을 인간의 가장 소중한 능력임을 가르쳤다. 따라서 그의 가르침의 중심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었다.(마가 12:30-31) 그는 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했다.
예수는 공중에 나는 새와 들에 핀 한 떨기 백합화를 보고도 하늘의 뜻과 인간의 삶의 길을 가르쳤다. 때로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함께 먹고 마시며 기쁨을 나누었다. 특별히 예수는 세상에서 제대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과 더불어 먹고 마시며 대화를 나누며 희노애락을 같이했다. 그래서 예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보라 저 사람은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며, 죄인하고만 어울린다.”고 했다.(누가 7:34)
예수는 마음 문을 열고 사람들과 함께 하며 사랑을 나누었다. 실로 사람의 관계는 마음의 관계이다. 나는 네가 있어 즐겁고, 너는 내가 있어 기쁨을 느끼는 관계이다. 이러한 사랑의 관계를 우리의 삶 속에 체험한다면 서로를 위한 관계 속에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기쁨이며 행복임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인생의 목적은 경쟁하고 승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삶을 누리며 그 기쁨을 나누는데 있다.
창세기에 의하면 인간은 본래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다고 한다.(창 1:27) 그러기에 인간 최고의 가능성은 사랑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어느덧 강림절과 더불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다. 이 사랑의 계절에 우리의 사랑의 능력을 창조적으로 실현하고 확대해 가기를 기도 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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