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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신앙 - 4번째 성서와 문화 미술동인전에 부쳐 -

성서와문화 2009.12.28 16:32 조회 수 : 1568

 
[ 작성자 : 박 영 배 - 본지 편집인 ]

 
우리나라 도공들이 가마에서 구어내는 도자기는 대개가 섭씨 1200도에서 1300도의 화기를 견디며 구워낸 것이다. 그런데 도공들이 가마에 열을 올릴 때 처음 1000도 정도 까지는 쉽게 온도를 올릴 수 있지만 1000도가 넘어서면 화도를 조금씩 더 올리는 데에도 훨씬 더 많은 연료와 정성을 들여야 한다.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의 완성도를 한치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 때로는 엄청난 손실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삶의 자세는 종교적인 헌신에 종사하는 사람에게서도 볼 수 있다. 즉 예술가들이 자기 작품의 완성을 위해 온갖 희생과 수고를 감수하듯 종교인들도 자기의 신앙의 헌신을 위해 청춘과 인생을 바쳐 정진하는 것을 보게 된다.

 

예수의 비유의 말씀 중에는 보물과 진주에 관한 비유가 있다.(마태 13:44-46) 즉 ‘하늘나라’는 밭에 묻힌 보물과 같아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돌아가서 자기의 모든 소유를 팔아 그 밭을 사는 것과 같으며, 장사꾼이 좋은 진주 하나를 찾아 헤매다가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모든 것을 팔아 그 것을 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인생의 참된 보화와 진주를 발견할 수 있다면, 참된 미(美)와 진(眞)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 밖의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일단 그것을 체험하게 되면 지금껏 소중히 여겼던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거기에는 참된 기쁨과 참된 평화와 참된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실로 종교와 예술의 세계의 중요한 삶의 방식은 자기를 끊임없이 비우며 자기의 마음 문을 열어 생명의 근원을 탐색하며 그 말씀을 듣는 자세이다.

 

때때로 설교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칠 때 종교적 신앙의 문제를 스스로의 깨달음이 없이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즉 종교적 신앙이란 인간의 노력과 수련에 의한 자력적(自力的)인 것만으로 가능한 것인가 혹은 위로부터 내리는 은사에 의한 타력적(他力的)인 것으로만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위대한 예술품을 접할 때 그것이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혹은 하늘로부터 태어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미켈란젤로나 로댕의 작품,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음악을 들을 때 과연 인간의 노력과 수련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상과 같이 종교의 세계나 예술의 세계에 있어서 자력의 문제와 타력의 문제는 늘 부닥치는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가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끝임없는 자기 수련과 노력 속에서도 은총을 희구하며, 무한한 은총 속에서도 자기 수련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점이다. 그러기에 자력(自力)과 타력(他力), 이 양자(兩者)에 대한 바른 이해는 어느 한쪽을 배재한 것이 아니라 자력 속에 타력을 품고, 타력 속에 자력을 품는 불이(不二)의 관계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신적(神的)인 것은 예술을 통하여 우리에게 이른다는 철학자 쉘링(Schelling), 예술적 직관은 우리가 하느님을 보게 하는 길이라고 한 신학자 틸리히의 말은 종교와 예술의 문제를 생각하는데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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