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08년 성서와 문화

[ 작성자 : 여 상 환 - 경영학 / 전 포항제철 부사장 ]

 
어느 날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대저 한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그 요체가 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우선 외적이 침입할 때 이를 막아내고 자국민을 보호해야겠으니 병(兵)이고, 그 다음은 백성은 먹고사는 것을 하늘로 삼으니 양식(食)이 있어야 하겠고, 백성이 서로 믿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니 믿음(信)이다.
예로부터 백성이 먹는 문제로 죽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믿음이 없으면 국가는 물론 누구든지 바로 서있을 수조차도 없다.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의 가르침인데도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오늘의 국가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진리를 오늘의 현실에 대입(代入)해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휴전직후 1953년 평균 국민소득이 53$로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던 우리가 2007년 20,045$로 무려 378배의 기적을 이루었고, 인구는 1960년 2,200만에서 2000년에 4,800만으로 배가됐고, 자동차도 1966년 5만대이었던 것이 2007년 1,642만대로 328배의 증가를 가져왔고, 1960년대 말 7만대였던 전화기가 2004년에 5,646만대로 807배로 급증했다. 그리고 수출은 1964년 온 국민을 감격시켰던 1억$ 달성에서 올해 3,460억$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환보유고에 있어서도 1997년에 79억$ 밖에 안 되던 외화부족이 IMF 사태를 초래했던 때와는 달리 2008년 상반기말 2,580억$로서 웬만한 파고는 능히 극복할 수 있는 「기초」가 튼튼한 세계 10위권의 자랑스러운 국가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성취가 가능했던 요인은 무엇이었는가. 우선 건국 초기 혼란과 공산세력의 파괴 공작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가체제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끌었던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세계적 안목과 지도력이 통치자에 대한 믿음과 국민적 신의를 이끌어 내게 했다. 또한 세계사의 흐름을 꿰뚫는 혜안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냄으로써 공산 침략을 근원적으로 정리하는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여, 군사혁명을 통하여 집권한 것에 대한 정당성에 대한 시비는 끊임없이 있었으나 통치자로서의 역할 모델은 비극적인 최후를 마친 뒤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더욱 빛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중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등소평 주석을 위시하여 동남아 개발도상국 지도자의 귀감이 되었다.
그는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북의 무력도발에 과감하게 맞서고 유비무환의 대비를 갖추었으며 또한 가난의 굴레를 벗고자 새마을운동을 통하여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한편 「로스토우」성장 단계설에 입각한 국가발전추진으로 중화학공업을 일구어 그 파급효과로 민족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자연스레 ‘兵’에 대한 확신으로 사회적 안정을 도모하고 그 토대 위에 경제성장의 확산효과로 ‘食’이 해결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자연스런 믿음의 발로로 ‘信’이 형성되었다. 자연스레 정부의 권위가 설 수 있었다.
이제 부정적인 면을 보자. 노무현·김대중 시대는 부분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는 부류도 있으나, 북에 대한 맹목적 굴종과 국격(國格)의 추락으로 울분과 좌절의 10년이 兵, 食, 信을 함께 흔들어 놓은 절망의 시절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은 로또, 강원랜드, 바다이야기 등으로 사회를 도박장화 하였고, 농민에게 주라고 책정한 국가 예산인 쌀 직불금을 공직자들이 중간에 가로채고 감사원은 이를 조사하고도 그 조사 내용을 1년 이상 숨기고 그 조사 자료까지 파기했다.
서해교전에서 해역을 지키다 산화한 장병들의 원혼마저 달래지 못하는 참담한 상황에서 육사지원생중 34%가 “주적은 미국이다”라는 현실에서 어찌 兵에 대한 우리의 신뢰가 설 수 있겠는가. 더욱이 에너지파동, FTA, 촛불시위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회불안에 민생경제는 멍들고 부동산파동여파, FUND가 반 토막 나고, 마침내 식(食)이 위협받는 사태가 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지도자의 부재로 신(信)이 무너지니, 불안이 가중되어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어디서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우리 속담에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하였다. 동양 최고의 정치경륜서인 「대학(大學)」에서도 모든 사물에는 본말이 있고 일에는 처음과 나중이 있으니 그 먼저 할 것과 나중 할 것을 아는 것이 도(道)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자명하다. 첫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대북정책에 의연하고 단호하게 한미방위조약의 강화, 한·미·일의 협조와 상무정신의 고취로 국민사기와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대북안보에 관한 국론을 통일하라.
둘째, 세계적 불황(不況)과 경기변동에서 우리만 예외일수는 없겠으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질박하고도 검소한 사회기풍의 진작, 절약하는 사회질서 속에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경제생활을 유도하여 견딜만한 식(食)의 질서를 만들라.
또한 신(信)의 달성은 지도자의 솔선수범 밖에 없다. 중국의「원자바오」총리의 처신과 사생관(死生觀)은 우리 지도자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겠다. 특히 대통령은 모든 국사를 동시다발로 다 챙기려 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한 관계에서 보면 북측 김정일 위원장의 눈에는 李대통령은 서툴기 짝이 없는 초보 운전자 정도로 보일 것이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세습정권은 60년이 넘는 장기독재에 죽을 때까지 권력이 보장되었으니 무엇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간 10년 친북좌파로 기울어진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북측이나 우리 내부로부터의 각종 저항은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대통령은 위로는 하나님의 섭리와 아래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절대다수의 국민적 지지가 있다는 것을 믿어야한다. 절대로 주저하거나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각급 지도자의 “How to die”의 결단이 지금처럼 아쉬울 때가 없다. 무엇이 ‘본’이고 무엇이 ‘말’인지, 또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후’인지 크게 고민하고 노심초사하는 지도자의 결단을 촉구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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