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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성탄절을 맞으며

성서와문화 2010.01.19 18:35 조회 수 : 1295

 
[ 작성자 : 박영배 - 편집인 ]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해야하는 12월을 맞았다. 지난 한해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갈등과 아픔을 견디며 감수해 왔다. 특별히 대선을 앞둔 요즈음은 오물을 덮어쓴듯한 참담한 심정이다.
우리의 지도자를 뽑는 일이 모두에게 기쁨이 되고 축제가 되기는커녕 상대방을 헐뜯기와 비방과 온갖 중상모략을 서슴치 않는 현실이고 보니 우리의 시민의식과 도덕률에 자괴감과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 하루 속히 상생의 길을 모색하며 최선이 못되면 차선에서라도 우리의 선거가 축제가 되고 기쁨이 되기를 갈망한다.
……이 와중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소망을 허락하셔서 삶의 열정과 기쁨을 같고 살기를 권면하신다. 한 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 부끄러움과 자책과 후회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약함을 감싸주시며, 우리의 상처난 심령을 위로하시고 격려하셔서 용기와 믿음을 갖고 전진하게 하신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와 평안을 안고 묵은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을 소망과 기쁨을 다짐해 본다.
실로 우리의 길은 멀고 험해도 하나님의 은총은 그 모든 것들을 감싸고도 남으신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기원이 되는 날이며 인류의 역사를 기원전과 후로 구분하는 기점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는 또한 제왕들이 만들어 온 힘과 폭력과 전쟁의 인류역사를 넘어 사랑과 희생과 헌신과 화해를 통한 인류구원의 역사가 있음을 선포한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율법에 억매인 낡은 시대의 청산과 복음의 새 시대가 오고 있음을 선포하는 날이며 시간과 영원이 만나는 날이며 영원이 시간 속에 개입해 온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서 우리와 함께한 날이다. (요한1서 14)
크리스마스는 또한 하나님께서 친히 이 어두운 역사 속에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과 평화의 빛으로 오신 날이다.
예수는 세상에 오실 때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인 베들레헴으로 오셨다. 그가 태어난 모습도 당당하고 부유하며 힘 센 모습이 아니라 나약한 벌거숭이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그 초라한 모습에서 결코 메시아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로마의 식민지하에 살아가던 사람이 바라든 메시아는 다윗 왕처럼 당당하고 세상의 어떤 힘도 단숨에 넘어트리는 용사와 같은 메시아였다. 이러한 메시아에 대한 갈망은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 뿐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서는 일찍이 참 빛이 세상에 오실 때 어떻게 오시는지 전하고 있다.
분쟁과 절망 속에 있는 세상에 메시아가 오실 때 어떤 모습인가를 예언하고 있다. “어두움 속에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이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처 올 것이다.”(이사야 9: 2) 계속해서 그 빛의 경륜과 겸손과 고난을 예언하고 있다.
“야훼께서 팔을 휘둘러 이루신 일을 누가 깨달으랴?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늠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만한 볼품도 없었다.”(이사야 53:1-2)
실로 인간의 상상력이나 상식적인 생각으로는 헤아릴 길 없는 메시아의 모습이며 빛의 예언이다. 그러나 요한복음 1장10절 이하에 오면 더 분명한 목소리로 빛의 소식에 관하여 증거하고 있다.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 세상은 그 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 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 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께 받는 영광이었다. 그 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그 분은 세상에 오시되 지극히 낮은 곳으로 오셨다. 그는 낮아지시되 끝까지 낮아지셨고 죄가 없으시되 스스로 죄인으로 자처하셔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했다. 그는 또 하나님의 경륜 앞에 어린 양처럼 순종하고 복종했다.
기다림이 있는 이 계절에 지극히 겸허하고 낮은 곳으로 임해 오셔서 어두움을 밝히는 주님의 빛을 받아들여야 하겠다.


진리에 관한 질문이 역사상 가장 극적으로 표명된 장면은 예수가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는 자리에서다.
예수는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낳으며 그 때문에 왔다”고 그러자 빌라도는 즉각 예수께 반문하기를 도대체 “진리가 무엇인가”하고 물었다.(요한18: 38)
실로 진리가 무엇인가 하는 이 물음은 빌라도 자신도 미처 의식하지 못하였으나 인간이 할 수 있는 물음 중에 가장 근원적인 물음이었다.
당시 헬레니즘 문화권 속에서 온갖 특권을 누리며 살아가는 빌라도에게는 진리란 마땅히 플라톤의 이데아의 세계나 형이상학적인 관조의 세계, 그것도 아니라면 철저한 힘을 바탕한 절대권력 같은 것으로 생각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진리에 관하여 전혀 새로운 차원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했다.”(요한 4: 6) 즉 진리란 플라톤의 이데아의 세계나 형이상학적 관념의 세계나 물리적 힘이 아니라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며 병든 자와 함께 아파하며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의 친구가 되어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사랑과 희생과 봉사의 삶이 살아 숨 쉬는 인격적인 진리임을 ……
예수는 당시 사회적 지도자인 바리세인들이 율법이나 안식일을 빙자하여 가난하고 병든 자 그리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억압할 때 그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율법이나 안식일마저도 그 자체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것이라 했다. 예수는 또한 형식주의와 교권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종교인들과 사회적 지도자들을 향하여 화있을진저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느냐하며 책망을 멈추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말 나치스 히틀러 암살단에 가담하였다가 발각되어 게스타포에서 처형된 젊은 신학자 본회퍼는 예수의 삶을 한마디로 남을 위한 삶 즉 이웃을 위한 삶이였다고 요약했다.
오늘날 슈바이처박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권세나 돈이나 지위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목사이며 신학자로서 또 음악가와 의사로서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평안과 안락을 누리며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당시 가장 오지였던 아프리카의 원시림에 들어가 그의 일생을 바쳐 병고와 가난에 시달리는 원주민들을 돌보며 그들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그리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온 몸으로 헌신하며 살았다.
슈바이처는 젊은 시절, 예수의 진리의 말씀에 접하고 예수에게서 사랑과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배워서 그 정신대로 살아간 사람이다.


크리스마스는 예수께서 진리를 위해 오신 날이다. 강림절과 더불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이 계절에 예수의 진리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육화(肉化)되기를 기도해 마지않는다. 샤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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