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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에 다녀와서

성서와문화 2010.01.19 18:32 조회 수 : 1296

 
[ 작성자 : 전 프랑스대사 - 권 인 혁 ]

 
최근 광화문 문화포럼이 주선한 해외문화탐방사업의 일환으로 몽골에 다녀왔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는 아시아 대륙 내지에 있지만 해발 1600m 고원지대 선선해서 찜통더위의 서울 생활에 심신이 피로해 있던 몸으로서는 짧은 기간이나마 피서를 즐길 수 있었다.
몽골하면 칭기스칸을 떠올린다. 12세기 몽골초원에서 일어나 동으로는 한반도와 일본, 서쪽으로는 러시아 흑해연안까지 대제국을 건설했던 풍운아 칭기스칸은 그리스의 알렉산더대왕 이후 동서 대륙을 통일한 유일한 영웅이었음에 틀림없다.
유라시아 대륙을 석권하고 동서 문명교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칭기스칸은 800년이 지난 오늘, 완전히 역사 속에 파묻혀 버리고만 인물이 되어 버렸다. 유럽인들에게는 타타르라는 이름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어 있고 파괴와 약탈의 표상으로 남아 있다.
당시 수도 카타코름은 인구 200만을 수용하는 대도시로서 세계의 수도였으나 명나라의 보복공격으로 지금은 폐허로 변하고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어 버렸고, 일부 유적 유물만이 고고학자들에 의하여 발굴되고 연구되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인구 300만에 지니지 않는 개도국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끼어서 살아가고 있는 나라로 전락해 버린 신세가 되어 버렸다. 칭기스칸의 권세와 영화, 동서 문화교류 중심국가의 위상과 흔적은 현재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울란바토르와 주변 초원지대를 관광하는 도중 적지 않은 수의 한국 청소년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들은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몽골을 찾은 젊은이들로서 수학여행이나 의료봉사를 위해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는 선교 목적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략 200여명의 한국 교민이 있는데 그 중 10%가 기독교 선교사들이라는 것이 현지 대사관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앙아시아의 회교국 우즈베키스탄을 가 본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 있는 한국인은 두 부류로 구분되어 있었다. 스탈린이 1937년 연해주 한인들을 대거 이주시켜 놓은 곳이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으로 고려인이라 불리는 한인들이 약 20만명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한국어를 거의 잊어버리고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부류는 소련연방이 붕괴된 후 한국과 국교가 정상화되면서 건너간 교민들이다. 이들은 총 900명이라고 하며 그 중 400명이 기독교 선교사라 한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 온 것은 200여년전 카톨릭에 의한 것으로 청국을 통해서 였다고 하며 개신교는 그 보다도 늦게 주로 미국과 캐나다 선교사들에 의해 전해왔다고 한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 우리나라는 신비스러운 국가로 알려져 있다. 운둔의 나라, 조용한 아침의 나라 등 듣기만 해도 시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신비한 베일에 갇혀진 나라였던 것이다. 쇄국을 국법으로 정하고 현대적인 기술문명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오로지 청국만을 대국으로 섬기고 공자사상 이외의 것은 사악한 이념이라고 매도해 버렸던 것이다.
이렇듯 은둔의 나라가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찾아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밤낮을 가릴 것 없이 넓은 거리를 메우고 있는 자동차의 물결, 국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높은 크레인 숲, 그 밑을 오가는 중장비 차량, 재개발 지역을 찾아 분주히 이동하는 투기꾼 무리들이 오늘의 아침이 되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1000만 명의 한국인이 매년 해외로 나간다고 한다. 한국 인구의 약 오분의 일이 해마다 외국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 한국인이 없는 곳이 없다. 북 유롭의 아이스랜드, 중남미는 물론 아프리카의 오지까지 지구촌 곳곳에 한국인이 퍼져있는 것이다.
한국은 은둔의 나라를 벗어 난지 오래다. 경제발전에 따라 해외자금의 국내투자, 동남아 지역 산업연수생 유입, 외국관광객 방한 등으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 버렸고, 농촌 총각들은 베트남, 필리핀 처녀들을 배우자로 찾는데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지금의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변해 버렸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으며, 이에 따른 개혁 개방이 국제경쟁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되고 있다. 개혁 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있는 중국과, 이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이 이를 웅변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의 물결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기에 만족감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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