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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바르트와 모차르트

성서와문화 2010.01.19 18:28 조회 수 : 1292

 
[ 작성자 : 박 영 배 - 신학 / 편집인 ]


20세기 30년대에서 50년대 후반에 걸쳐 거의 독보적으로 프로테스탄트 신학계를 주도하며, ‘세계교회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바르트(K. Barth)가 70세 고희(古稀)를 맞는 1956년은 또한 모차르트(A. Mozart) 탄신2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했다.
전 생애를 통해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깊은 공감(共感)과 애정을 가졌던 바르트는 이때를 기념하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차르트에 관한 글을 신문지상을 통해 발표하기도하고 강연도 했다.
발트는 ‘모차르트의 고백’이란 글에서 어린 시절의 한 때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 바르트가 5-6세경 아버지가 피아노로 들려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의 몇 소절을 들었던 그 행복한 정경을 노년이 된 지금도 생생하게 눈앞에 떠올릴 수 있다고……
바르트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모차르트 음악을 접하게 되었으며 어느 사이에 모차르트 음악은 일상의 양식이 되었다. 바르트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모차르트 음악을 듣고, 신문을 읽고, 일생의 과업인 교회교의학(敎會敎義學)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말하기를 내가 만약 이후에 하늘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누구보다도 먼저 모차르트를 만나고 그 후에 중세기의 어거스틴과 토마스, 종교개혁자 루터와 캘빈, 그리고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 슈라에르마헤르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이것은 바르트가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과 공감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왜냐고 묻는다면 매일의 삶의 양식에는 당연히 모차르트 음악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르트는 모차르트 음악에서 삶의 기쁨, 위로, 힘을 받으며,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귀도 마음도 새로운 환희로 충만해진다고 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바르트로 하여금 조화된 창조의 세계의 문턱에 서게 하며 오만하지 않은 용기와 지나침이 없는 속도와 순수함과 평화를 실감하게 했다.
바르트는 모차르트의 음악적 변증법(辨證法)을 들으면서 그 속에서 젊음과 노년을 경험하며, 노동과 휴식을 가지며, 즐거움과 슬픔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실로 모차르트 음악의 테마는 광범하였다. 하늘과 땅, 자연과 인생, 희극과 비극, 열정의 다양성과 깊은 내적평화(內的平和), 처녀 마리아와 악령들, 지혜로운자와 어리석은자, 비겁한자와 영웅, 귀족과 농부 등…… 햇빛과 비는 모든 것 위에 내리듯 그는 어떤 경우에도 그 모든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 갔다.
바르트는 ‘모차르트에 대한 감사의 편지’에서 천사들이 모여 하나님을 찬양할 때 바흐(Bach)의 음악이 연주될지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천사들이 다시 모여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주하였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듣고 기뻐하였을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과연 신앙의 세계와 예술의 세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란 유희삼매(遊戱三昧)하는 자유와 순수의 자리임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르트는 1956년 그의 신학적 동료인 틸리히(P. Tillich)의 기념 논문집에도 모차르트에 관한 소논문(小論文)을 기고했다. 바르트는 여기서 모차르트야말로 천사와 같은 존재이며,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애매한 현대에 투명한 천국의 음악에 상응하는 모차르트의 순수함이야말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했다.
모차르트 음악의 비결은 어떤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자기 고유의 음악이 되게 하는 자유로운 독창성에 있었다.
바르트는 바흐와 베토벤과 모차르트에 대해서 그 특징을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옛 프로테스탄트 정통주의 교회에서 자라난 바흐는 객관적인 형식 속에서 하나님을 증거 하는 음악을 작곡했다. 이것은 성서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는 경건한 사람들을 권면하는 정통신앙에 호응하는 음악이었다. 그래서 바흐의 음악에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베토벤의 음악에는 인간혼(人間魂)의 내면성의 고백과 강한 주관성의 호소가 있다. 그러기에 베토벤의 음악은 복음의 객관성을 경시하는 자유주의와 공통된 일면이 있었다.
이에 비하여 모차르트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자유롭게 작곡했기에 듣는 사람에게 어떤 결의나 결단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있는 그대로 스스로가 악기가 되어 자기 귀에 분명히 들려오는 즉 하나님의 창조로부터 들려오는 것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듣게 했다. 이것이 모차르트 음악이 갖는 개방성과 자유의 비밀이며,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주관적인 좁은 세계로부터 자유롭고도 광대한 하나님의 세계에 이르게 한 이유이다. 실로 모차르트의 음악은 모든 원리적분열(原理的分裂)과 모순대립(矛盾對立)으로부터 철저히 자유 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유와 해방감을 맛보게 했다.
모차르트는 생전에 평온하고 행복한 삶보다는 시련과 불행이 많은 삶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세상을 원망하고 비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세상을 원망하고 비관하기 보다는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기쁨과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음악을 작곡했다.
1781년 모차르트는 “음악은 어떤 전율의 상황에서도 사람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하며, 음악은 언제나 음악이어야 한다.” 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하여 모차르트는 오고 오는 세대의 사람들에게 절망 속에서도 맑고 천진스러운 낙천적인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며 기쁨과 평화를 전해주는 영원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되었다.


바르트는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많은 신학적 암시를 받고 있다. 하늘의 소리를 듣고, 자기의 주관적인 생각을 개입시키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듣게 하듯 바르트는 성서해석에 있어서 근원적인 객관성으로서의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우리고자 했으며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바른 사고(思考)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한 인간에 대한 바른 사고가 성서의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하여 바르트는 주관과 객관을 통합하는 하나님의 계시(啓示) 즉 그리스도의 사건에서 모든 신학적 논의를 하고자 했다.
신학과 음악, 종교와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짐을 보게 한다.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다.”(마태5:8)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18:3)한 예수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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