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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명상> 성숙한 삶을 지향하며

성서와문화 2010.01.19 18:04 조회 수 : 1044

 
[ 작성자 : 박 영 배 - 신학 ]


역사란 사람들이 마음대로 움직여가고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의 이면에는 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어 인간역사의 흉계(凶計)를 폭로하고 심판해간다.


언젠가 조선일보 칼럼 란에서 “기저귀 문화”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인 즉 인간의 삶이란 기저귀로부터 시작하여 수의를 입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는 수의가 배재된 기저귀만의 사회라는 지적이다.
기저귀만의 사회란 맹목적인 생의 욕망과 충동성에 의해 지탱해 가는 사회이다. 거기에는 기저귀 찬 아이들처럼 보채고, 빨고, 배설하는 본능적인 욕망만이 활보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선진화 사회가 무엇보다도 경계해야 할 함정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물의를 가져 온 물리적 폭력이나 집단적인 난동과 성폭행 사건 등은 다 따지고 보면 기저귀 찬 어른들의 행태이다.
오늘의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세속적인 물결이 너무도 극심하기에 우리의 사회, 정치, 경제, 종교도 하나의 기저귀로 전락해 가는 것을 절감한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 사회에 시급한 것은 어둡고 외로운 수의를 입혀 줌으로써 삶의 엄숙함과 겸허함을 배우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 본연의 길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고린도 전서 13장:12-13절에 “내가 어렸을 때에는 내가 어린 아이의 말을 하고 어린 아이의 생각을 하고 어린이의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의 것들을 버렸습니다........지금은 내가 불완전 하게 알 뿐이지만 그 때에 가서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시듯이 나도 완전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말씀을 오늘을 사는 우리 자신의 말로 옮겨보면 즉 내가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미숙한 상태에 있을 때는 자기 욕망과 충동에만 의지해 살아 왔지만 성숙한 사람이 되어서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이 삶의 가치임을 깨달았노라.......또는 이전에 자연인으로 살 때는 자기중심과 본능적 욕망에 따라 살아 왔으나 믿음의 길을 가는 이제 부터는 헌신과 희생의 길을 가는 것이 삶의 의미와 보람임을 깨달았노라고.........
모든 사람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헌신을 자처하는 정치인이 사회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이해하고 수렴하는데 인색하며 오히려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사회의 분열과 긴장과 충동을 일삼는다면 이는 여전히 기저귀 찬 정치인일 것이다.
학문과 예술의 길을 지향하면서도 세속적인 명성이나 재물에 마음이 팔린다면 이도 역시 기저귀 찬 학자요, 예술가이다.
종교적인 신앙을 추구하며 봉사와 헌신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세상적인 인기나 물량적인 소유를 자랑하고 이에 관심한다면 이도 또한 기저귀 찬 종교인리라 할 수 밖에 없다.
성숙한 인간의 삶이나 성숙한 신앙의 길은 꼭 어떤 공식적인 틀이나 도식적인 무엇으로 말할 수 없다 할지라도 최소한 정신적이든 혹은 영적 생활에 있어서 자기중심적이고 본능 충족적인 기저귀 찬 생활태도는 청산되어야 할 것이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 속에서 성숙한 신앙과 자유의 삶의 일단을 피력하고 있다. 즉 “비천하게 살줄도 알고, 부유하게 살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풍부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바울의 삶의 태도요, 신앙고백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미 확보한 기득권과 안정의 기저귀를 버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의 길이란 우리의 육체, 정신, 영적인 삶에 걸처저 있는 기저귀를 거듭 거듭 걷어치우는 삶의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