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05년 성서와 문화

성탄과 예술과 인생

성서와문화 2010.01.19 17:53 조회 수 : 1251

 
[ 작성자 : 유 동 식 - 신학 ]


1. 성탄과 임마누엘
어두운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를 지나 3일째 되는 날이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이다. 그 날부터 해가 길어지는 것이다. 로마시대에는 이 날을 태양의
생일이라 하여 축제를 올렸다고 한다. 어두운 밤이 죽음을 상징한다면 태양이
빛나는 밝은 낮은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그리스도의
성탄절을 축하하는 것은 그가 영원한 생명의 태양으로 오셨기 때문이다.
예수와
그의 탄생에 대해 요한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태초에 로고스(하나님의
말씀, 도(道)가 있었다. 로고스는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그는 하나님과 같은
존재였다.
모든 것은 그로 말미암아 생성되었고,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로고스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
로고스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계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독생자에게 주신 영광이요, 그 안에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만물을 창조하시고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곧 도가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이가 예수님이다. 왜 그가 오셔야만
했는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언제나 하나님 안에서 그의 생명을 호흡하며
살아가야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을 멀리 떠남으로써 그의
생명과 단절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사랑이신 하나님은 소외된 인간과 자신
사이에 다리를 놓아 본래적인 존재가 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인 로고스로
하여금 인간이 되게 하신 것이다.
우리들의 구원자인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로고스인 동시에 인간 예수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소외된 인간과 하나님
사이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었다. 성탄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제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하여 마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다. .....
임마누엘을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2. 영과 육을 수렴하는 예술
서구인들의 예술의 개념은
헬라어의 기술을 뜻하는 ‘테크네’와 창조를 뜻하는 ‘포이에시스’에
연원한다고 한다. 테크네는 주로 건축이나 조각과 그림을 두고 한 개념이며,
포이에시스는 음악이나 시의 창작을 두고 한 개념이다. 그리고 이 두 개념을
결합하는 원리가 ‘미메시스’ 곧 모방적 재현이다.
그런데 예술가는 사물의 실체를
투시할 수 있는 영적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미메시스’는 사물의
단순한 외모의 묘사가 아니라, 그 내면에 있는 신적인 ‘이데-’까지
묘사하고 재현하는 것이다. 예컨대, 예수상을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은
인간으로서의 외모뿐만이 아니라 그의 본체인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로고스가 또한
재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한다면, 예술은 미적 이념의 창조적
형상화 작업이다. 미적 이념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우리말의 ‘아름다음’이
그 실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아름이란 아람과 함께 알의 변음이라고
생각된다. 밤알이 무르익어 겉으로 불거져 나왔을 때 ‘아람 분다’고 한다.
알이란 참 열매 곧 진실(眞實)이며, ‘다움’이란 닮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움’을 한자로 표기한다면, 여실(如實) 또는 진여(眞如)가 된다.
진여란 불변의 영원한 종교적 실체이며, ‘이데-’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적이념은 종교적 실체요, 그 형상화는 문화적 창조 작업이다.
여기에 예술의 실상이 있다.
예술은 종교와 문화를 수렴한다. 영원과 시간,
신과 인간, 영과 육 사이의 담을 없이하고, 다리를 놓음으로써 하나가 되게
한다. 곧 예술은 ‘로고스 예수’를 묘사하고 재현하는 창조적 작업이다.


3.
예술로서의 인생
예술 형태는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른바
작품 창작활동으로서의 예술이다. 객관적이며 고정된 작품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공간 예술에 속하는 건축, 회화, 조각 등이 있고, 시간 예술에 속하는
음악과 문학, 그리고 시간과 공간 예술인 연극이나 영화, 무용 등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술이라고 지칭하는 유형이다.
또 하나의 예술형태는
행위예술(퍼포먼스)이다. 재현 불가능한 현장성과 인격성을 지닌 예술형태이다.
좁게는 마당놀이와 같이 의도적인 퍼포먼스를 예로 들 수 있으나, 넓게는
인생과 역사 전체를 하나의 행위예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결국
이상적인 꿈 곧 미적 이념을 형상화하려는 창조적 삶의 과정이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와 삶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집단적인
축적이 문화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고
믿는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나타난 완전한 하나님의 형상이 그리스도 곧
<로고스 예수>이다.
우리는 본시 하나님의 말씀인 영적인 로고스를 지닌 육신으로
창조되었다. 로고스는 우리들의 얼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얼인
하나님의 도를 잃어 갔고, 육신 위주의 존재로 변해갔다.
오늘의 문명은
더욱 그러해졌다. 풍요로운 의, 식 ,주와 감성 위주의 쾌락을 증진시키는 반면,
인간 본연의 얼을 잃어가게 한다. 하나님의 로고스 곧 미적 이념을 상실한
존재로 퇴락한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본래적인 인간 회복을 위해
‘로고스 예수’를 보내신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과 그의 십자가와 부활은 인간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우주적 행위예술의 극치에 속한다. 인간의 구원이라는
하나님의 미적 이념을 형상화한 행위예술이었다.
그리스도인이란 ‘로고스
예수’를 모방하려는 예술가들이요, 그에게서 나타난 하나님의 행위예술에
동참하려는 예술가들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미적
이념)인 자유와 평화와 사랑의 기쁨을 창조해 나가는 행위예술가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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