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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명상 - 성장과 결실의 계절

성서와문화 2010.01.12 20:58 조회 수 : 1046

 
[ 작성자 : 박영배 - 신학 ]

 
자연의 운행이란 오묘하다. 그렇게도 작열하는 태양빛으로
무섭게 기승을 부리다가도 9월이 오면 어느덧 태양빛은 엷어지고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여름동안의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삶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켜준다.
논과 밭에는 여름동안의
태양빛의 뜨거운 햇살과 비로 오곡백과가 가득하여 어디를 보아도 성장과 결실을
실감케 한다. 실로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가 숨쉬며 살아 있다는 것은
크나 큰 축복이며 기쁨이다.
스위스의 저술가이며 의학자인 ‘폴
토우르니에’는 그가 쓴 <인생의 사계절>에서 인간의 생애를 사계절에 비유하면서
여름철의 특색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여름은 무엇보다도 뜨거운 기운과
소낙비 속에서 만물이 힘 있게 성장하고 진보하듯 인생의 여름도 인내와
노력으로 땀 흘려 공부하며 노동하는 계절이라고......
사람의 몸과 인격도
여름철에 많이 자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특별히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는 여름방학 후 가을학기를 맞을 때는 한층 으젓한 모습들을 보게
된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는 (요한 15: 5-9) 그리스도와 우리의 인격적인 결합과
우리의 참된 성장과 열매를 위한 말씀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모조리
처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손질하신다.”

 

우리는 이 문맥에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결합된 생활이 인생의 참된
열매를 맺는 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조건임을 깨닫게 된다. 누가복음은 또
“하나님의 나라가 너의 가운데 있다.”고 한다. 즉 하늘나라는 미래의 인생,
내일의 인생이 아니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매일의 생활을 충실하게 이룩해
가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의 충실함이나 알찬
삶이란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얻는 보람과 기쁨에서
찾기도 하지만, 때로는 비록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갈등 속에
있으면서도 묵묵히 현실을 감내하면서 끈기 있게 현실을 버티어가는 삶에서
더 많은 기쁨과 보람을 발견하기도 한다.
삶이란 더듬으며 찾아서 전진하는
것이다. 인생의 길에는 빛과 어두움이 언제나 교차한다. 때로는 많은 과오와
실패를 거쳐서, 때로는 아주 쉬운 길을 옆에 두고 아주 먼 길을 돌아서
우리의 인생길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건들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되기도 한다.

 

“너희가 열매 맺기를 원한다면 내 안에 거하라.” 신앙생활은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관계를 뜻한다. 즉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가 너희 안에
가한다.” 함은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뜻하는 것이다. 이 말씀은 또 9절
이하에서 열매 맺는다는 말 대신에 “너희가 서로 사랑하라.”는 말로 연결된다.

 

인생의 모든 열매와 성장과 진보는 사랑을 떠날 때 결코 참된 의미의
발전일 수도 성장일 수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인들의 성장개념과
발전개념에 깊은 반성이 요청됨을 절감한다.
실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아무런 정신이 없는 전문가들 그리고 아무런 애정이 없는 기술자들을
양산(量産)하는데 있다. 그러나 어떠한 진보와 발전도 그 밑바탕에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상실할 때 그 것은 쉽게 악마적인 것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번 성장과 결실의 계절에 서서 인간의 참된
성장과 결실, 그리고 인간의 참된 발전과 진보가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계기로 이
계절을 맞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