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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드리는 글 - 이계준

성서와문화 2019.10.03 15:08 조회 수 : 0

2019년 가을호 성서와 문화 독자에게 드리는 글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올 여름은 지구의 온난화와 대기변화의 영향인지 시답잖은 장마와 살인적인 폭서로 그 수명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듯 가을은 지체 않고 찾아왔습니다. 우리가 가을을 목 놓아 기다림은 청명한 하늘과 선들 바람, 들판의 오곡과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가족의 정을 돈독히 하는 중추절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이에 더하여 한글날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글은 생각을 표현하고 문화를 창조하는 매체로써 한 민족의 존재는 물론 정체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세종께서는 우리가 한문에 종속되었을 때 우리글을 창제하여 문화해방을 이루시고 문화국가의 길을 트셨습니다.

19세기 말 개신교가 전파될 때 성서가 매서인과 선교사들에 의해 우리글로 번역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복음이 우리말을 입은 것으로 말씀이 육신을 입었다.’(1:14)는 요한의 표현처럼 일대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이 인간 예수를 통해 나타나시므로 그를 통해 하느님의 실체를 알고 믿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우리글을 통해 복음을 깨닫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글 성서는 한문을 모르는 민중에게 복음 전달 및 이해의 효시(嚆示)는 물론 마틴 루터의 독일어 번역과 영국의 킹 제임스 번역처럼 우리 문화발전과 서구문화 도입에 절대불가결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또한 중세기 수도원이 고전문화의 보존과 전달로 르네상스의 산파역을 맡았다면 우리 교회는 일제강점기의 한글 말살정책에 대응하여 우리말을 보존하고 사수하는 난공불락의 요새(要塞)가 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인 마샬 맥루한이 매체는 곧 메시지다.”(Media is message.)고 했습니다. 우리글이 있으므로 기독교 복음이 우리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하늘의 선물인 우리글을 더욱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 호의 주제 성서와 한글을 위해 도우신 민영진 박사님과 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무더위를 잊으시고 청량제가 가득 찬 옥고를 창작하신 필자들과 항상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독자 및 후원자 여러분께 더욱 풍성하고 보람찬 삶이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편집인 겸 발행인 이계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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