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2018년 성서와 문화

74호 드리는 말씀 - 이계준

성서와문화 2018.12.29 16:44 조회 수 : 1

성서와 문화 겨울호 독자에게 드리는 글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불의와 죄악으로 멍든 해가 저물어가고 예측불허의 해가 다가오는 때 하늘의 위로와 소망 가운데 새 역사 창조의 환상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종교와 축제가 겨울 호의 주제입니다. 모든 종교는 축제를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종교행위 자체가 곧 축제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M. 엘리아데는 종교란 속된 일상 공간 속에 성스러운 공간이 침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굿, 예불, 예배 등 무엇이던 간에 종교의식에는 일상을 초월하는 성스러움의 현현(現顯)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종교인은 거기서 일상의 시간을 무()로 돌리고 자기가 비롯된 태초의 시간을 재현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새로운 인간의 태()라고 하겠습니다.

일상의 탈을 벗은 새 사람의 삶은 그 일상이 축제의 마당으로 이어져야 마땅할 것입니다. 거듭난 사람은 항시 새로 나므로 날마다 생일날이고 일가친척 및 이웃들과 함께 잔치를 벌이는 것이 그의 생리요 일입니다. 새로운 자기 창조와 신명의 메아리에는 맛 잃은 소금인 삶과 세상을 생명이 약동하고 살맛나는 지상천국으로 변혁하는 역동적 힘이 있습니다.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적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살려 달라sos로 귀가 따가워도 우리 종교와 종교인들은 영적 불감증에 감염되었는지 미소한 반응도 없습니다.

종교인이 제구실을 못하면 유사(類似) 종교인 세속적 축제가 판을 치게 마련입니다. 지구상에는 우리사회처럼 축제가 난무하고 대동소이한 것이 중복되는 곳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시골의 전통놀이에서 체육대회와 세계영화제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축제가 그칠 날이 없습니다. 무미건조한 축제의 남발은 정치적 계략이나 비 본래적 동기에서 비롯됩니다. 이제 우리 종교와 종교인들이 진정 거듭나므로 축제가 고착된 시공을 넘어 인류 모두가 향유하는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잔치가 되었으면 소망해 봅니다.

지난 가을 소박하고 정겨운 글을 보내주시던 숭실대 이반 명예교수께서 우리와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유가족 여러분께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면서 알곡 같은 글을 보내주신 필자 여러분과 어려운 때 후원금을 보내신 귀한 손들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넘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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