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김효숙 작
예수님의 못박힌 손발과 머리의 상흔을 모아 십자가를 만들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난만이 아닌 부활의 상징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전체적으로 새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오르는 느낌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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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다른 문화 : 농인들의 삶 - 안일남

조회 수 3337 추천 수 0 2016.05.20 20:10:00

또 하나의 다른 문화 : 농인들의 삶

 

안일남 (가천대 특임교수, 정신과 의사)


우리는 흔히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을 쓰기고 하고 단일 민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최근 들어 다문화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다른 문화를 이야기하곤 하였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적인 것을 지각하기 어려워도 청각이나 촉각이 발달되어 있어 이를 주로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농인들이 입장에서는 듣는 것은 잘 안되어도 보는 것이 많이 발달되어 있어 이를 주로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나와 다른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삶의 다른 방식을 피부로 이해하기는 다소 힘든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매일 접하는 삶의 방식 중에 하나입니다.

일반인들은 농인이 다 보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한글을 못 읽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일반인의 독서 이해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교육받은 농인들이 상당수이고, 요즈음은 대학교육을 받은 이들도 많기 때문에, 독해력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왜 벌어질까요? 그것은 글자로 된 것은 주로 그 글자를 소리 나는 대로 쓴 표음문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영어나 한글의 경우 소리와 연관되어 그 글을 기억하고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농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적어놓은 발음기호와 비슷한 문자를 가지고 의사소통을 해야 하니, 그 뜻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농인들을 이해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이러한 점입니다. 농인들을 볼 때 팔다리가 다 괜찮고, 잘 걸어 다니고, 얼굴도 예쁘고, 일하는 데 별 지장이 없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직장에 들어가면 결국 의사표시를 동료와 상사에게 해야 합니다. 직급이 올라가면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를 해야 하는데, 이 때 꼭 따라다니는 문제가 서류를 만드는 일입니다. 외국어나 다름없는 한글로 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 쉽게 할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농인들은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가장 편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모국어에 해당하는 수화가 편하게 통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그들이 처한 모든 환경에서 우선되어야 할 일일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다른 언어를 쓰는 민족은 없는데, 청인 부모와 농인 자녀 또는 농인 부모와 청인 자녀는 각각 다른 언어 환경에서 자라나야 합니다. 이러한 언어 장벽은 가족과 사회의 관계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교육환경 역시 수화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교사의 부족으로 입모양을 보거나, 칠판 글씨에 의존하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책에 매달려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자연스럽게 수화를 구사하는 선생님 밑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실력이 월등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성경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글자로 된 성경을 이해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로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교재도 부족이고, 또 농인 어린이를 잘 지도할 수 있는 교사의 수도 부족한 형편입니다.

따라서 농인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다른 장애인들의 선교보다 힘듭니다. 그들을 선교하는 선교사나 목회자를 양성하는 일 역시 좀 더 다른 배려가 있어야 영성이 풍부한 목회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한 수많은 농인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일을 위해서 농인선교에 관심 있는 교회나 단체가 앞장서서 농인들을 위한 동영상 성경책 제작 및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 교재 제작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나라 농인의 수는 흔히 35만 명이라고 말합니다. 이중에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예수를 믿는 인구가 7,0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니, 이곳이야 말로 미선교지와 같은 절대적으로 선교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장애인의 관한 일 중 복지도 중요하고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 모든 계층과 사회, 그리고 교회가 앞장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이북에서 로제타 홀 여사의 도움으로 농교육이 시작되었고, 이계준 목사님의 부친 이창호 목사님께서 선각자적인 사명으로 농맹교육과 그들을 위한 복음사역에 헌신하시어 평양에 광명농아학교를 설립하신 것은 한국인으로서 장애선교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농인들의 수는 전보다 줄고 있습니다. 인공와우수술로 청력을 되찾는 아이들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농인도 청인도 아닌 정체성으로 혼돈과 고민에 빠진 아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건강한 자아관을 심어주는 일 역시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농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을 한 시간 정도 소리 없이 묵음으로 들어보시면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음악소리, 자연의 소리, 찬양대의 화음을 들을 수 없고, 같이 통성으로 기도할 수 없는 그들의 입장을 피부 깊숙이 느껴보시고 나면 그들의 영혼에 대한 갈급한 생각이 많이 일어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잡지 제목이 성서와 문화인데 그 제목이 말하듯 성서를 바로 알고 그들의 문화를 아는 일이 바로 농인들을 이해하는 일이요, 그들을 천국에 인도하는 일임을 생각할 때 인생의 남은 시간을 소중한 것에 사용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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