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김효숙 작
예수님의 못박힌 손발과 머리의 상흔을 모아 십자가를 만들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난만이 아닌 부활의 상징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전체적으로 새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오르는 느낌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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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공중에 응고된 음악 - 김호식

조회 수 3232 추천 수 0 2016.05.20 20:09:11

건축물은 공중에 응고된 음악

 

김호식 (예닮교회 원로목사)

 

교회당 자체가 메시지이다.

 

나는 1991년에 교회를 개척하여 1994년에 교회당을 완성했다. 교회당 내부와 외부에 예술작품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교회당 외벽에 설치한 애너모포시스(anamorphosis) 작품이다. 그것은 예수의 얼굴이 빛과 그림자의 대조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야간에는 색깔이 다른 조명이 교대로 비취니 더욱 아름답다. 이 작품 때문에 자살시도 순간에 살아난 이도 있으며, 교회건물이 특이하고 인상적이어서 찾아와 등록교인이 되는 이도 있다. 목사의 입으로 나오는 말만 설교가 아니다. 교회당 자체가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며, 설교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물은 공중에 응고된 음악이다. 그래서 예술적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건축물을 만들지만, 건축물은 그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만든다. 건물은 그 건축주의 소유이고도 하지만 모든 사람의 시야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재물이요, 그 도시를 형성하는 재산이다. 건물들이 형성하는 스카이라인은 바라보는 모든 이의 재화(財貨)이다. 또 이스탄불, 바르셀로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카주라호, 카트만두, 파리, 런던 하면 먼저 그 도시를 상징하는 종교적 건물이 떠오른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못 살아서 교회당을 지을 때 예술성보다는 실용성에 관심을 두고 지었다. 그리하여 종교건물이 지녀야 할 상징적 부분에는 비용을 아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건물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관심을 배당할 만한 여유가 있게 되었다. 미래의 대국은 군사대국, 경제대국이 아니라 문화대국이 될 것이다.

시골에 가 보면 주위 환경과 조화롭고 예술적 감각이 있는 작은 성당을 발견할 수 있다. 가톨릭에서는 건축학자와 교회건물에 조예가 깊은 성직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있어서, 성당을 지을 때 건축학적 미학적 예전학적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개신교에도 그러한 위원회가 있다면 같은 비용으로도 덜 촌스러운 교회당을 지을 수 있겠다.

세계 여러 나라에 가보면 대체로 그 나름의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건물은 종교적 건물이다. 그 말의 진리성은 기독교권, 불교권, 회교권, 힌두교권을 막론하여 입증되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종교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수백 년 동안 작업하고 다듬기도 한다. 그런 건물에 가 보면 모든 부분과 모든 기물이 다 문화재이다.

 

아름다운 교회를 지을 때가 되다.

한국 개신교는 세계 선교사()의 기적이다. 세계 모든 신학교의 선교학(missiology) 교재에는 한국 교회가 모범으로 언급되어 있다. 서울에는 지금 각 교파의 가장 큰 교회들이 있으며, “역사 이래로 한 도시가 가장 많은 교회를 가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새벽기도를 세계에서 제일 열심히 드리는 교회, 기독교 출판이 가장 왕성한 교회, 30대의 젊은 신학 박사학위(Ph.D.) 소지자를 가장 많이 가진 교회가 되었다.

이제야 한국 교회는 그 저력으로 보아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교회당을 하나쯤 지을 때가 되었다. 나라가 작으니까 많이도 말고 한두 개만 있어도 되겠다.

선교사()에서 보면 어느 나라나 일인당 소득 $5.000이 넘으면 국내 교세 성장이 멈추고 그 후론 하강한다. 그러나 한국은 거의 $13.000이 될 때까지 교세가 성장했으니 특수 케이스다. 그런데 지금은 교세가 많이 줄었다. 국내 선교가 잘 안 될 때는 신앙적 정열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전환된다. 하나는 해외 선교에 열을 올리고, 또 하나는 교회당을 미화하는 작업이다. 그것은 국내 선교가 잘 안 될 때에 나타나는 보상심리이다.

그 결과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지 않은 교회가 없고, 해외에 지교회를 세우기도 하여, 드디어 선교사 송출 숫자로 보아 미국을 능가하는 한국교회가 되었다.

나는 교회를 개척하여 교회당을 세워 본 경험에서, 한국 교회들이 훌륭한 교회당을 지으려는 열망으로 얼마나 가득 차 있는가를 알았다. 1994년 예닮교회가 건축상을 세 개나 받고 나니, 전국 각지에서 교회당을 견학하려고 어찌나 모여 드는지 교회 전 직원은 2년 동안 안내하고 설명하느라고 바빴다. 그들이 예닮교회에서 벤치마킹한 부분은 대략 세 가지이다.

 

직사각형이나 구형(矩形)이 아닌 예배실, 경사진 부채꼴의 본당(옛 로마식 노천극장 모습)

성가대석의 배치. 챈설(chancel) 성가대석도 아니고 발코니 성가대석도 아닌 위치, 찬양할 때 성가대원이 온 회중을 볼 수 있는 위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실내 계단을 두고, 그 계단을 넓혀 의자를 놓으면 1층과 2층이 하나의 회중으로 묶이는 효과.

 

내가 만리장성을 보러 갔을 때, 가이드가 말하기를 지금도 새 만리장성(New Great Wall)을 쌓고 있다고 했다. 인공위성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을 두고 왜 또 쌓느냐는 물음에 그의 대답은 지금부터 500년 후에 올 관광객을 위하여라고 했다.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에게 보여 줄 문화재는 불국사나 석굴암이 아니면 8만대장경과 같은 불교유산 뿐이다. 세계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서울에도 외국인에게 보여줄 만한 기독교 문화재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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