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김효숙 작
예수님의 못박힌 손발과 머리의 상흔을 모아 십자가를 만들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난만이 아닌 부활의 상징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전체적으로 새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오르는 느낌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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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꿈을 믿어주세요 - 김흥규

조회 수 10 추천 수 0 2018.01.10 17:42:04

누군가의 꿈을 믿어주세요!

<1: 18-25>

 

김흥규 (내리교회 목사, 조직신학)

 

독일 여류 화가인 베아테 하이넨(Beate Heinen)이 그린 그림 가운데 Herberggsuche’(거처 찾기)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다. 아기 예수님을 낳을 거처를 찾고 있는 요셉과 마리아 부부를 상상해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 요셉이 만삭인 마리아를 수레에 태우고 밤길을 가고 있다. 시간이 밤이라는 것은 그만큼 어디엔가 빨리 거처를 잡아야지만 하는 절박함을 보여준다. 마리아를 태우고 수레를 끌고 가는 요셉 뒤쪽에 나오는 배경을 보면 고급 아파트다. 집집마다 창문에는 불이 밝게 켜져 있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몇 사람이 창문 너머로 도로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수레 소리를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은 궁금해서 창문을 열고 구경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사람은 창문을 열지 않고 보고 있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각 그림은 무엇인가를 상징하고 있다. 집을 보면 마치 4개의 초가 서 있는 모습처럼 보이고, 유리창은 마치 선물꾸러미처럼 보인다. 이 집들은 모두 문이 없다. 그래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오지도 못한다.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단지 안에서 바깥을 구경할 수 있는 창문만 달려 있다. 현대인들의 차가운 이기주의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바깥을 내려다보며 구경은 하지만, 어두운 밤에 추위에 떨며 거처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은 열어주지 않는 차가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그대로 표현해주고 있다.

2천 년 전에 요셉과 마리아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도 어둡고 추운 밤거리에는 만삭의 마리아를 수레에 태운 요셉이 해산할 거처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예 창문 바깥조차도 내다보지 않는 철저한 무관심을 보이고, 설령 내다본다고 할지라도 그냥 구경만 하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혹시 오늘 우리의 마음이 이러한 마음이 아닌가를 살펴보고 아기 예수님을 모셔 들일 마음의 사관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복잡하고 분주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예수님을 모셔 들일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요셉의 의로움

마태복음 118절로 25절에는 예수님의 육신의 아버지인 요셉의 의로움이 잘 드러나 있다.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할 때 성모 마리아나 동방박사들, 목자들의 이야기가 주로 부각되고 요셉은 거의 언급을 안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에 있어서 요셉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요셉의 시각에서 성탄 이야기를 풀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18절에 보면 요셉은 마리아와 약혼한 사이였다. 요셉과 마리아는 말 그대로 서로 결혼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어렸을 때 양가의 부모님이 결정해서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당시 약혼은 사실상의 기혼상태와 마찬가지였다. 약혼 기간은 약 1년 정도 되는데 만일 이 약혼 기간에 남편이 사망하면 신부는 저절로 과부가 되고 만다. 그렇기에 약혼 기간 동안 떨어져 살던 신랑 신부가 결혼을 한다는 것은 신랑이 신부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 함께 동거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요셉이 마리아와 동침하기도 전에 아이를 가졌다는 데 있다. 두 사람이 육체적인 접촉이 전혀 없던 차에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로 인해 요셉과 마리아는 둘 다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약혼녀가 동거하기도 전에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은 요셉에게 매우 불쾌하고 혼란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누구의 아기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요셉의 의심과 분노는 매우 클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요셉은 이 엄청난 일을 어떻게 처리했나? 19절을 보라. "그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그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하여." 요셉은 자기의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를 가진 약혼녀를 생각할 때 분한 마음이 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리아에 대한 실망을 세상 사람들에게 다 알리고 공개적인 망신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셉은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그냥 몰래 관계를 끊으려고 했다. 적어도 율법대로 한다면 얼마든지 마리아의 비리를 공개해서 돌로 맞아죽게 할 수도 있었지만 요셉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기 혼자만 괴로워하고 마리아의 죄는 눈감아주려고 했다. 요셉은 마리아를 돌에 맞아 죽게 만들어야 하지만, 매정한 율법의 길을 택하지 않고 자비의 길을 택했다. 마리아의 잉태 사실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고 그저 남몰래 약혼 관계를 정리하려고 결심했다. 요셉은 그만큼 마리아를 깊이 사랑했기에 마리아의 허물을 덮어주려고 했던 것이다.

성경은 이러한 요셉을 의롭다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의는 상대방의 불의나 부정을 있는 그대로 다 파헤치고 규탄하는 것일 때가 많다. 오늘날 이 세상에서 정의의 깃발을 내걸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다.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것이 이 세상이다. 하지만 요셉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기 홀로 손해보고 괴로워하면 됐다는 생각으로, 마리아를 어떻게 해서든지 보호하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치부를 감추어 주려고 하는 요셉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성경은 의롭다고 말씀한다. 오늘 우리도 요셉의 이런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치부를 폭로하고 정죄하는 대신에 덮어주고, 용서하는 아름다운 자세가 필요하다.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나 혼자 손해보고, 나 혼자 고생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조용히 관계를 정리하고 물러나려고 하는 아름다운 자세를 배워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꿈

요셉이 이와 같은 마음으로 마리아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할 때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났다. 마리아가 뱃속에 잉태한 아기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구세주로서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천사는 꿈에서 마리아가 낳게 될 아이의 이름까지 일러주었다. 예수,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분이며, 임마누엘,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이름이다. 참으로 신비한 꿈이 아닐 수 없다. 요셉은 이런 꿈을 꾼 다음에 꿈을 믿을 수도 있고, 믿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요셉은 이 꿈을 모두 믿었다. 꿈에서 천사가 일러준 그대로 모든 일이 일어날 것임을 믿었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마리아를 아내로 데려 왔다. 오늘 우리는 요셉에게서 이런 믿음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꿈을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요셉이 마리아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은 마리아에게 일어날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어준 데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 마리아에게 일어날 모든 꿈의 내용을 그대로 믿어주었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에 있을까?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마리아에게 일어날 꿈의 내용을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요셉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일어날 꿈을 믿었다. 우리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에 품은 꿈을 믿어주어야 한다. 이번 성탄절에는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이 품은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어주자. 그리고 기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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